野雪(야설)

穿雪野中去(천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今朝我行跡(금조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李亮淵(이양연)(1771~1853)

 

눈을 뚫고 들판 길을 걸어가노니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를 말자.

오늘 내가 밟고 간 이 발자국이

뒷사람이 밟고 갈 길이 될 테니.

 

*조선 정조, 순조 시대를 살아간 시인 이양연의 시.

오랫동안 서산대사의 작품으로 알고 있었는데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는 논란의 여지 없이

이양연의 작품이라고 했다.

누구의 작품이든,

50을 바라보는 내 나이엔

예사롭게 읽히지 않는다.

뒤돌아 보면 '호란행'까지는 아니어도

갈짓자로 비틀거린 흔적이 보인다.

남은 인생엔

좀 더 반듯이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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