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시죠?

시원한 여행 스케치 한 점 올립니다.

 

 1차 대전의 와중인 1915년 10월 12일.

나치 처형대가 한 여인을 총살했습니다.

영국 출신 간호사 에디스 루이자 까벨입니다.

브뤼셀이 독일에 함락됐을 당시 그녀는

연합군이든 독일군이든 가리지 않고 부상병을 간호했습니다.

브뤼셀이 독일에 점령된 후에는

연합군 병사 200여명의 탈출을 도왔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것이 소명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치가 그녀에게 적용한 죄목은 간첩죄였습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았던 여인의 죽음.

이듬해  3월 캐나다 정부는

그녀를 기리기 위해 캐나다 아싸바스카 계곡에 자리잡은

웅장한 산에 그녀의 이름을 헌사했습니다.

식민 이전의 원주민들은 ‘흰색 유령’이라고 부른 산.

캐나다 로키 산맥의 자랑인 그 산은

이후 에디스 까벨산이 됐습니다.

 


 

 캐나다 재스퍼 국립공원 남쪽 입구에 위치한 까벨산은

단체 관광으론 접근할 수 없는 곳입니다.

까벨산 빙하를 직접 만져보기 위해서는

13km의 좁은 길을 타고가야 하는데

승합차 이상은 통제되기 때문입니다.






 가는 길의 생김새는 사막에서 이동하는 뱀의 모습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내리 13km를 올라가다 보면

해발 3363m의 까벨산 정상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길이 끝나면 주차하고

그 곳부터는 만년설이 뒤덮인 정상 부근까지 걸어야 합니다.

가는 길 옆으론

먼 옛날 빙하가 이동하면서 만들어 놓은

험준한 절벽이 인상적입니다.








가는 길에

숨도 고르고 빙하도 감상할 수 있도록

의자가 마련돼 있습니다.

 


빙하 밑까지 걸어가면

빙하 녹은 물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까이 가면

웅덩이에 빙하가 둥둥 떠있고요.

 

 


고생 끝에 다다랐으니

빙하 들고 기념 사진 한 장.



 정상 부근의 요 빙하는

 천사처럼 생겼다고 해서

 천사 빙하입니다.

 


 돌아 나오는 길은

 언제나

 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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