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클럽은 언론 연구와 친목 도모를 위해 1957년 1월11일 창립한 언론인들의 모임이다. 창립 회원 18명의 작은 모임으로 출발한 관훈클럽은 가장 오래된 역사와 권위를 지닌 한국의 대표적 언론 단체다. 필자는 2016년(총무 이강덕), 2018년(총무 박승희) 두 차례에 걸쳐 관훈클럽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2016525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초청 포럼에 참석. 이날 반 총장은 사실상 대선 출마 의중을 공식화, 파란을 일으켰다. 오른쪽 다섯번째가 필자.

 

20166월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추궈홍(邱國洪) 주한중국대사와 간담회를 마친 뒤.

 

2016년도 관훈클럽 63대 임원진의 일원으로 윤병세 외교장관 등 외빈을 맞고 있는 모습. 왼쪽 다섯번째가 필자.

https://www.youtube.com/watch?v=KxPVBxUuMkQ

 

20181월 관훈클럽 65대 임원진과 함께.

 

AP 뉴스룸

 

AP 뉴스룸

관훈클럽 임원진은 20187월8~15일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워싱턴과 뉴욕을 다녀왔다. 방미 기간 미 국무부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만나 남북관계와 현재 진행 중인 북미 회담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또 월스트리트 저널, AP, 블룸버그 뉴스 등을 방문해 전 세계적인 언론의 위기 국면에서 미국 언론매체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가는지 등을 들었다. 사진은 미국 뉴욕의 AP 본사를 방문, 존 대니홉스키 편집국 스탠다드 담당 부국장과 이언 필립스 국제뉴스 총괄 부국장으로부터 AP의 보도 준칙과 관행, 국제 관련 뉴스 생산 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필립스 부국장은 AP가 기사와 사진, 비디오 등을 융합하고 있는 것과 관련,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함에 따라 뉴스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뉴스 소비가 하나의 경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는 100개국에 200개 지국을 두고 있다. AP 평양지국은 2012년 문을 열었다. 하지만 평양 특파원은 도쿄에 거주하면서 일이 있을 때마다 평양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펜 기자는 한 달에 10일 가량, 비디오 기자는 한 달에 15일 가량 평양에 머문다고 했다. 상주하지 않는 이유는 1차적으로 생활 환경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북한 내부와 외부를 두루 살피면서 시각이 고정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87월 관훈클럽 임원들의 워싱턴 방문 당시 조윤제 주미 대사 관저에서. 왼쪽 여섯번째가 조 대사. 맨왼쪽은 임웅순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

 

2018년 7월 조윤제 주미대사 초청 만찬.

 

관훈클럽 임원들이 2018710일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국무부 한국과 부과장(Deputy Director)인 제이슨 레브홀츠(Jason Rebholz)와 면담하고 있다. 오프더레코드를 전제로 한 설명이어서 기사화하지는 않았다. 다만 미국은 진행중인 북미회담과 관련, 나이브(naive)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실적 상황을 견지하면서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무부 브리핑룸으로 자리를 옮겨 국무부의 브리핑 시스템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미국 국무부 브리핑 룸. 워싱턴 특파원 시절에도 한반도 현안 브리핑을 듣기 위해 이 곳을 찾곤했다. 국무부 대변인실의 업무는 오전 5시부터 시작된다. 언론 헤드라인 스캔, 예상질문 작성, 대응 답변 준비, 해당 국가 담당관과 연락, 프레스 가이던스(Press Guidance) 작성, 브리핑 내용 협의, 후속 질문 대응 준비 등의 작업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그리고 오후 2시 브리핑이 이뤄진다. 당일 브리핑을 위해 9시간을 준비하는 시스템이다. 일관된 메시지 관리를 위해 프레스 가이던스 최종 조율은 백악관 대변인실에서 한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국무부 브리핑에서 벌어지는 각국 워싱턴 특파원들의 적극적인 질문과 이의제기는 우리 정책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자도 국무부 브리핑룸에서 기념 촬영.

미 의회의사당. 멀리 보이는 연필같은 조형물은 워싱턴 모뉴먼트.

 

20187월 관훈클럽 임원들과 미 의회의사당에서. 왼쪽부터 한국일보 최문선, Daniel E. Turnbull 주한 미대사관 공보관, 문화일보 이미숙, 중앙일보 박승희, 연합뉴스 성기홍, 필자, 한겨레 권태호, YTN 왕선택, 매일경제 설진훈, 관훈클럽 이재우 국장, 한국경제 장진모, 서울신문 이지운.(언론인은 직책 생략)

 

20187월 조태열 유엔대표부 대사(왼쪽열 가운데) 초청으로 뉴욕 맨해튼 대사 관저에서 만찬. 오른쪽 열 오른쪽에서 두번째는 함상욱 차석 대사.

 

월스트리트 저널

20187월 월스트리트저널 방문해 고든 페어클러프(Gordon Fairclough0 국제담당 에디터와 함께 기념촬영. 월스트리트 저널은 현재 미국에서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신문이다. 디지털 독자 포함, 227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유료 디지털 온리(Digital Only) 구독자가 127만명으로 신문 구독자보다 더 많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996년 온라인 뉴스를 시작할 때부터 유료화를 고집했다. 페어클러프 에디터는 "처음부터 강력한 유료화 시스템인 페이월(Paywall)을 도입해 이제 독자들이 디지털 기사에도 돈을 내야한다는 데 익숙해졌다. 유료화를 지속하기 위해선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을 독자들에게 줘야 한다. 그래서 비즈니스, 금융 전문성을 키우고 속보, 특종 등에 대한 압박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담당하는 국제부원이 특파원을 포함해 300명 가량 된다면서 한국에도 5명의 특파원이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편집국에는 1000여명의 기자들이 소속돼있다. 지난해 경기가 어려워서 100여명를 내보냈는데도 그 정도 규모라고 해서 놀랐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수익은 2000년 당시와 비슷하다. 다만, 그 때는 수익의 95%가 신문광고였다면 지금은 그 비중이 30~40%로 줄어들었다. 지금은 줄어든 신문광고 수익을 구독료(디지털 구독 포함) 수익으로 메꾸고 있다. 온라인 책 출판, 온라인 부동산 거래, TV영화 제작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페어클러프 에디터는 "미국 언론사에서는 사주가 유일하게 얘기하는 사람은 톱 CEO 뿐이다. 독립성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실(news)와 의견(opinion)의 구분이 극단적"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뉴스와 오피니언 파트가 다른 빌딩을 쓸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도 뉴스와 오피니언 파트는 각각 다음날 신문이 배달되기 전까지 서로 해당 파트에서 어떤 기사, 어떤 사설이 나오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뉴스 관점에서 엄격하게 중립을 지키려 노력한다. 그 결과 때문인지, 최근 미디어 싱크탱크가 가장 신뢰받는 매체로 월스트리트 저널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기사를 쓰지 않는다는 신뢰가 우리 독자들한테 있다"면서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애기할 수 있지만, 누구나 다 자신의 사실을 얘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다니엘 모이한 뉴욕 상원의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는 공통의 '사실'이 없다는 게 문제라는 말도 덧붙였다.

블룸버그
블룸버그 뉴스룸. 기자들이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편집국 내에 에스컬레이트를 설치하고 안에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도록 음식과 다과를 준비해놓고 있는 환경이 눈길을 끌었다.

 

퓰리처 센터
퓰리처 센터
신문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신문 박물관 '뉴지엄'

 

뉴지엄

 

한인유권자센터.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한인들의 권리보호와 한국의 국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재미 한인 단체.
한인유권자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동석 소장(오른쪽). 워싱턴 특파원 시절 김 소장의 도움으로 지한파인 미 연방 의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관훈클럽의 방미 첫날, 시차를 극복하지 못한 필자가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에서 명작 감상 도중 잠들어 있다. 오른쪽 그림 속에 서 있는 여성인 '마담 에두아르 파이에롱'(존 싱어 사전트 작품)이 한심한 듯이 필자를 쳐다보고 있다.

 

*2022년 관훈클럽 임원(총무 박민)이 돼서 3번째 임기를 치렀다. 2022년 3월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를 치르는 것이 중요한 일정이었다. 필자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초청 토론회에 패널로 참여했다. 

왼쪽부터 한겨레신문 권태호 저널리즘책무실장, 한국경제신문 장진모 금융부장, SBS 고희경 일반뉴스부 선임기자, 안철수 후보, 문화일보 박민 논설위원(관훈클럽 총무), 필자, 한국일보 김정곤 논설위원. 

 

사회: 감사합니다. 다음은 최근 윤석열 후보의 선제 타격론이나 사드 추가 배치론 등의 입장이 나오면서 외교·안보 문제가 또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되 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세계일보 조남규 부국장이 질문하겠습니다.

조남규: 후보님은 지난달 28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중국 삼불정책. 이른바 ‘사드를 추가로 배치하지 않겠다.’, ‘미국 중심의 미사일방어체계에 편입되지 않겠다.’, ‘한·미·일 군사협력에 불참 하겠다.’ 이런 삼불정책과 관련해 이것을 대한민국의 자주성을 해치는 잘못된 정책이라는 의견을 밝히셨는데요. 지난 5일 SNS에 소모적인 사드 추가 배치 찬반논쟁보다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완성이 더 급하다는 입장으로 다소 물러서는듯한 그런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한 생각이 바뀌신 것입니까?

안철수: 전혀 아닙니다. 물러선 것도 아닙니다. 저는 우선순위를 말씀드린 것입니다. 지금 수도권 방어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수도권 방어가 거의 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드도 수도권을 보호할 수는 없습 니다. 그런데 수도권의 제일 큰 위험요인은 핵무기보다 장사정포입니다. 그리고 작년에 김정은이 초대형 장사정포까지 만들었습니다. 지금 사드는 40~150㎞ 아주 고고도만 방어하는데, 장사정포는 40㎞ 이하입니다. 그러니까 사드가 사실 무력화되는 그런 상황이지요. 그러면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제가 5년 전에 이스라엘에 가 아이언돔을 보고 왔습니다. 아이언돔 같은 것을 먼저 만들어 수도권을 장사정포로부터 안전하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5년 전부터 저는 주장해왔거든요. 다행히 늦었지만 이제 보니까 한국형 아이언돔을 지금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어쨌든 그것이 2022년 후반에 만들어진다니 하루빨리 거기에 총력을 집중해 만들어야 하는 그런 문제가 있고요. 그다음에 우리가 지금 L-SAM(장거리 탄도 미사일·항공기 요격체계)을 개발중이지 않습니까? 그것이 아마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4년에는 나올 것입니다. 물론 거기는 40~70㎞이니까 사드의 하단 정도 방어를 합니다만, 우선 그런 것들부터 먼저 완성해놓고 그다음에 그런 상황에서 사드에 대한 것을 토의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남규: 그러면 어떤 조건이 되면 사드의 추가 배치가 필요한 상황이지요?

안철수: 그러니까 방금 L-SAM 같은 경우는 40~70㎞라고 했지 않습니까?더 잘 아시겠지만, L-SAM2 같은 경우는 40~150㎞니까 그것은 한국형 사드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아마 그 정도 되면 우리나라에서 지 금 L-SAM2가 나올 것 같은데, 우리나라 국방예산에서 굉장히 많은 돈을 들여 개발 중인데, 그러면 또 구태여 그때 미국산을 살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면 우리가 지금까지 국세, 혈세를 들여 만든 L-SAM2는 도대체 어디에 써야 하는가, 사실 그런 문제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조남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가 구축되면 굳이 중국을 자극하면서까지 사드를 추가로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시군요?

안철수: 저는 중국 자극 이전에 주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한민국이 사드를 배치하든 안하든 중국이 하지 말라고 간섭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삼불정책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조남규: 그것은 별론(別論)으로 하고, 그러면 삼불정책 중 하나인 미국 중심의 미사일방어체계에 한국이 필요하다면 편입돼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안철수: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 국익을 최대한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그 당시에 결정하면 되는 것이지요. 제가 삼불정책에 반대했다고 해서 미국 MD체제에 가입하자는 말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주권을 가져야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고 우리의 주권을 포기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반대했습니다.

조남규: 한국의 안보를 더 강화한다는 조건이라면 한·미·일 군사협력도 더 지금보다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보시는군요?

안철수: 그것도 사실 미국 MD에 가입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 하고 같은 맥락 아니겠습니까? 지금 보면 한미동맹이 있고, 미일동맹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상 그렇게 되면 어느 정도 동맹관계 형성은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직접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협력관계지요. 동맹관계가 아니지요. 저는 이 정도 상황에서 당분간은 현상 유지를 해도 큰 무리가 없다, 특히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 보호협정) 같은 그런 정보 공유까지도 되는 마당에 더 나아갈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조남규: 같은 맥락에서 지금 한일 관계가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로 꼬여 있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안철수: 우선 일본과의 관계는 저는 투트랙 정책을 써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역사문제와 경제나 안보문제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우리의 목표는 1998년의 김대중-오부치 한일 파트너십 선언,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남규: 그러면 일본의 부담을 조금 덜어주는 차원에서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배상을….

안철수: 제가 질문을 까먹어 죄송합니다만, 그런데 대법원에서 판결이 났지 않았습니까?집행명령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행정부의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 정부에서, 대법원판결은 당연히 존중해야지요. 그것은 우리나라 국가시스템이니까요. 그런데 이 집행명령을 행정부가 가지고 있으니까 이 건에 대해 사실 한일 정상이 서로 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포함해 함께 풀어갈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우리의 지렛대(leverage)로 쓸 수도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그해 5월18일 관훈토론회에 초청했다.

 

사회: 경기도는 대한민국 최대의 지자체이기도 하지만 접경 지역도 있고, 바다도 있고, 또 주민의 출신 지역도 다양하고, 또 남북 간 불균형 문제도 있고…. 한국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 다. 그래서 도정 현안도 다양하게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래 기다리셨는데, 조남규 세계일보 부국장께서 질문해주시겠습니다.

조남규(세계일보 취재담당 부국장): 저도 질문을 10개 정도 준비해왔는데 못 할 것 같아 걱정이 많았습니다. 마침 시간이 됐으니까 핵심적인 것 두세 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후보님은 대선 후보 시절에, 아까 정하석 위원도 잠깐 짚었지만 수도권 올인 구조를 뒤집자. 수도권보다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공공 투자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 그 사례로 3기 수도권 신도시 개발, 수도권 광역교통정책 이런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셨습니다. 사실은 경기도지사 후보가 된 다음에는 이런 공약을 대거 넘겼는데 경기도민의 표를 얻기 위해 기존 입장을 바꿨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김동연: 지역균형발전은 아까 다른 분 질문 때도 말씀드렸지만 제 소신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이 지역균형발전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수도권 문제, 경기도 문제와 지역균형발전 문제를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조화롭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경기 북부 같은 지역은 군사보호구역이나 상수도보호 또 환경, 아주 중첩적인 규제로 신음하고 있거든요. 또 경기도에 있는 잠재력을, 아까 말씀드린 첨단이나 4 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첨단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한 것이고요. 그래서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경기도의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전체 발전을 견인하겠다는 것이고, 경기도만의 혜택이 아니라 다른 지역까지도 함께 파급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지역균형발전에 따른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정책은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믿고 있고요. 또 경기도와 수도권은 나름대로 이와 같은 내용을 함께 추진해 같이 조화롭게 가야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조남규: 민주당의 지방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온 분들은 크게 동의하지 않을 것 같은데. 관련해 현행 수도권정비계획이 성장 억제 위주의 계획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의 지적이고요. 이와 관련해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변양균 전 장관이 이런 주장을 하셨어요. 현행 체제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로 인한 기업 투자 유치나 조세 수입 증대 이익은 전부 수도권 지자체가 독점하고 있지요. 그러니까 차제에 수도권은 기업 투자 유치, 비수도권은 이로 인해 나오는 수도권 지자체의 세입을 차지하는 식으로 만들면 수도권 규제 완화 찬성 명분과 동기를 제공할 수 있지 않겠나, 이런 아이디어를 내놨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동연: 지금 조세나 재정 체제가 세금을 걷으면 내국세의 40%를 지방으로 보내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교부금이나 교부세를 통해 걷은 세금의 40%는 무조건 법적으로 지방으로 갑니다. 그리고 지방에 갈 때 지방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보내지요. 지방재정조정 제도라고 하지요. 종부세도 지방에 주는 돈입니다. 그래서 이미 우리 재정 시스템하에서 그와 같은 제도는 붙박이(built-in)로 돼 있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수도권에서, 경기도에서 세금 많이 걷어 거기에서 법인세·소득세·부가세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그중 내국세로 잡히면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 이런 것, 부가세 (surtax)로 가는 것 외에도 40%가 지방으로 가고 있어 이미 충분히 그런 제도는 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지금 말씀하신 것은 수도권에 대한 수도권 정비나 이런 것들을 풀어주면서 생기는 이익을 지방에 더 나눠주자 이런 뜻으로 들립니다. 이미 그것은 아까 말씀드린 조세 체계를 통해 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거기에 추가해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서 줘야 할지의 문제는 신중히 검토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조남규: 경기도의 가장 큰 논쟁거리 중 하나가 그린벨트 제도인데요. 그린 벨트 제도는 정부가 앞장서서 사실상 훼손시켰지요, 임대주택 이런 목적으로. 그래서 사실상 뼈대만 남은 상황인데 이런 그린벨트 제도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보십니까?경기도가 대체로 많은 그린벨트 지역인데.

김동연: 그린벨트 제도 자체는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지금 보전 가치가 떨어지는 그린벨트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문제가 환경 때문에 약간의 사회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어 보전 가치가 떨어지는 그린벨트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하되, 정책 목표화(targeting)를 분명히 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보전 가치가 떨어지는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을 한다고 했을 때, 청년이나 신혼부부나 무주택자를 위해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주는 정책적 타깃팅을 분명히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해서 보전 가치가 떨어지는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명분과 동시에 환경 보전에도, 또 다른 측면에서 강화하는 정책을 같이 조화롭게 함으로써 사회갈등을 해소하면서 풀어야겠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도 자체를 유지하되 일부 푸는 식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조남규: 마지막으로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유엔 5사무국 서울 유치를 내세웠는데, 그리고 민간 차원에서 이런 운동이 한 번 있었어요. 그때 경기도 파주와 고양시가 유치운동을 같이 전개했거든요. 후보님도 역시 비무장지대에 평화공원 조성이니 해서 경기 북부를 평화경제 허브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밝히셨는데 유엔 5사무국을 경기도에 유치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김동연: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워싱턴에 있는 국제기구인 월드뱅크에서 근무했고요. 그 다음에 송도에 있는 GGGI, 정확한 명칭이 글로벌녹색성장기구를 유치할 때 제가 유럽에 가서 운동해 유치 성공에 기여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기구 유치에 대해 아주 적극적이고, 유엔본부가 지금 네 군데가 있는데 다섯 번째로 유치한다면, 송영길 후보도 공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평화라든지 또는 환경 문제와 관련해, 또는 이런 점에서 무엇보다도 DMZ 근처에 있는 경기 북부 지역이 가장 콘셉트도 맞고, 적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싶습니다.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만약에 지사로 선정된다면, 제가 국제기구 근무 경험과 또 많은 네트워크가 있어 추진할 것을 적극 검토하겠 습니다. 

*2022년 10월18일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이 고조되는 가운데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초청해 토론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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