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최근 행태에서는 '원칙'을 찾아보기 힘들다.야당시절 누구보다 큰목소리로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도입을 외쳤던 장본인인 민주당이 집권당이 된 요즘 과거 맞서 싸웠던 상대방의 목소리와 어투를 그대로 흉내내며 가급적 청문회 강도를 낮추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급기야는 "인사청문회는 여타 청문회와 다른 성격이 있는 만큼 비공개로 해야 한다"는 선까지 나갔다.

여론의 반발에 밀려 7일 뒤늦게 비공개 주장을 거둬들이기는 했으나 무소신 무원칙을 여실히 드러내 보인 사례였다.

당소속 전국구 의원인 박상희(朴相熙) 중소기업협동중앙회장 건도 그렇다. 박회장의 입당 당시부터 논란이 돼온 중기협 회장직 사퇴문제에 대해 민주당은 손을 놓고 있다. 박회장측은 "입당 교섭 당시 당과 상의해서 들어갔다" "법적 하자가 없고 당에서도 본인 판단에 일임하고 있다"는 논리로 당분간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시작부터 법적 하자보다는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단체의 장이 당론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정당원이 될 수 있느냐는 정치도의적 차원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공당(公黨)인 민주당이 취하고 있는 자세는 무책임하다 못해 한심한 지경이다.

공과 사에 있어서 자신에게 엄격하기로 소문난 서영훈(徐英勳) 대표조차 7일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인데…"라며 말을 흐리는 데는 민주당이 유독 박의원에게는 관대하다 못해 눈치를 보는 인상이 든다. 행여 민주당이 박의원에게 말 못할 약점을 잡힌 게 아니냐는 의혹이 들 정도다.

16대 국회는 새로운 천년,21세기에 부응하는 창조적-생산적 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민주당 논평이 말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원칙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趙南奎 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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