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7일에도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선대위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때아닌 공천심사를 했다. 법원이 민주당의 전북 군산 공천효력을 정지시키는 결정을 내린 24일 이래 하루도 빠짐없이 개최되고 있는 심야행사다.24일 밤은 전북 군산 강현욱(姜賢旭) 후보의 재공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16대 총선 군산선거구 후보자 공모 및 접수와 강후보 재공천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는 회의가 시작되기 전 이미 짜여졌다. 이를 위해 공직후보로 등록하는 데 제한이 될 사유 등 공천취소사유 발생시 공천을 취소하고 재공천한다는 조항을 당규에 신설했다.
25일 밤에는 이날 하루동안 공모에 응한 신청자를 놓고 심사를 거쳐 공천자를 결정하기 위해 또 모였다. 민주당 후보자 추천규정에 맞게 공천신청기간인 2월1∼7일 군산에 공천신청한 12명 가운데 두 사람이 또다시 신청을 냈지만 들러리에 불과했다.
민주당은 다음날에도 전남 함평-영광과 인천 남구갑 등의 공천무효소 제기 대응방안 마련으로 부산했다. 또 한차례 당규를 뜯어고쳤다. 인천 남구갑 공천탈락자가 공천무효청구소송의 근거로 삼은 지구당 대의원대회 절차규정에 '긴급상황이 있는 지구당은 당무위 의결로 그러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구멍난 부분을 땜질한 셈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과정을 "사법부 판단을 존중, 법적 하자를 치유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일련의 절차상 하자를 잉태한 숙주(宿主)인 밀실공천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 16대 총선공약으로 "공직후보 선출과정의 투명성을 제고, 정당의 민주화를 추진하겠다"고 내건 정당이 맞는지 의심스럽다.<조남규 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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