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당권 도전을 선언한 정세균(58·사진) 의원은 15일 “당 내의 책임 있는 다수가 나를 지지한다”면서 “‘정세균 대세론’은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쟁력을 갖춘, 작지만 강한 야당을 만들기 위해 ‘변화와 도약, 뉴민주당’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들고 당 대표 경선에 나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아직 민주당을 대안세력으로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당 운영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4선의 정 의원은 전북 장수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쌍용그룹에 입사해 18년 동안 근무한 뒤 1996년 정치권에 입문해 고향 지역구에서 내리 4선을 기록했다.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정세균 대세론’을 평가해 달라.

“열린우리당 시절 어느 원내대표, 어느 당 의장이 잘했는지 당 인사들에게 물어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 그래서 의원들이 나를 지지한다. 성과와 업적을 보고 지지하는 것이다.”

―왜 당 대표가 되려 하나.

“민주당을 제대로 된 정당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지율이 떨어져도 민주당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지지도는 하루아침에 올라가지 않는다. 한나라당 이탈 지지세가 중간에 머물다가 이쪽(민주당)에 지지할 계기가 있어야 돌아선다.”

―민주당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덩치는 작지만 단단한 당이 돼야 하고, 한나라당과 제대로 경쟁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열린우리당 시절에 그걸 못해서 정권을 내줬다.”

―정 의원도 열린우리당 시절 원내대표와 당 의장을 맡지 않았나.

“나는 우리 당과 민주당을 통합하기 위해 의장을 맡았고 통합 작업을 성사시켰다. 한나라당을 궁지로 내몬 사립학교법과 행정복합도시법은 원내대표 시절 이뤄낸 것이다. 이제 통합이 된 만큼 좀 더 확고한 리더십을 세우고 대응하면 한나라당을 이탈해 중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민주당 지지로 돌아설 것이다.”

―한나라당을 평가해 달라.

“한나라당 성적표는 빵점, F학점이다. 10년 야당 하더니 완전 바보가 됐다. 주위 사람들에게 “우리는 5년 만에 야당 졸업해야지 10년 야당하면 바보가 된다”고 말하고 다닌다. 우리가 환골탈태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면 2010년 지방선거에서 양당 구도를 만들고 차기 대선, 19대 총선 모두 승리할 수 있다.”

―18대 국회가 소고기 파동 속에서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소고기 사태는 대의민주정치의 위기를 의미한다. 정당이, 국회가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국민이 직접민주주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이 많이 당선된 것도 정당정치의 후퇴를 의미한다. 정당정치의 복원을 위해 지구당을 부활해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민주당 당 대표로 추미애 의원을 더 선호했다.

“인지도의 차이다. 나는 그간 한 번도 경선에 나선 적이 없다. 원내대표와 당의장도 추대됐다. 인지도 면에서 추 의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국민들은 알아야 지지한다. 지지도가 낮다는 점에서 나는 ‘뉴 브랜드’(신상품)다. 새로운 당 간판으로 내가 적합하다고 본다.”

―추미애 의원과 정대철 고문이 단일화할 것이란 관측이 있다.

“독자적으로 대표될 자신이 없으면 단일화해야 할 것이다. 단일화된다 해도 두 사람의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 시너지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본다.”

조남규 기자
사진=이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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