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총선을 두 달여 남겨둔 현 시점에서 통합신당 지지도는 10.3%에 그쳐 55.4%의 한나라당 지지도을 크게 밑돌고 있다.(본지 1월27일 조사) 당 내부적으로는 수도권과 충청권 의원들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고 정동영 전 통일장관 세력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총선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손 대표를 만나 현재의 심경과 각오, 총선 전략 등을 들어봤다.



―통합신당이 위기다.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말해 달라.

“우리 자신이 먼저 반성하고 쇄신하고 변화할 것이다. 국민에게 건전한 양당 정치, 정당정치 발전 위해 통합신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일으켜 달라고 호소할 생각이다. 대선에서 참패했지만 민주정치에서 견제와 균형은 필수적 요소이다. 이명박 신정부가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출발했지만, 새 정부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잘못된 것을 저지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것이 야당이다. 이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자세로 하고 있다.”

―통합신당이 의미 있는 견제세력,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의석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보나.

“지금 의석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계속 쇄신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다. 몇 석 달라는 게 얼마나 무모한 이야기인가. 우리가 얼마만큼 바뀌고 변화하느냐가 중요하다. 국민이 보기에 우리가 충분히 견제세력이 되겠다고 판단한다면 그만큼 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아무리 잘못해도 저 사람들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 견제세력이 필요해도 신당에는 표를 안 줄 것이다.”

―손 대표가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영입한 박재승 전 대한변협 회장은 최근 “공심위가 공천자 명단을 정하면 그것이 최종 결정이 될 것”이라면서 독립성을 강조했다. 공심위에 전권을 줄 것인가.

“그렇다. (지도부나 계파가) 정치적 이해관계나 기득권 갖겠다고 해선 희망이 없다. 적당한 계파 간 나눠먹기식은 안 된다. 적당히 무난하게 하면 무난한 죽음만 있을 뿐이다. 공심위가 엄정한 자세로 독립성과 공정성을 갖고 공천해주기를 기대한다.”

―한나라당이 부정부패 전력자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공천 기준을 놓고 소용돌이치고 있다. 통합신당은 지난 1월 구시대적 정치행태를 보인 인사 등을 쇄신 대상으로 규정한 당 쇄신안을 마련했다. 공천 과정에서 반영할 것인가.

“공천 원칙 자체도 공심위에서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통합신당 당헌·당규에는 취약지역에 전략공천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취약지역이 대폭 늘어났는데 전략공천 지역도 확대되나.

“숫자에 구애될 것은 없다. 구체적 현실에 따라 전략공천이 필요하다. 좋은 사람 내놓겠다는 생각만 있다면 숫자에 구애될 필요는 없다.”

―현역 의원 물갈이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다.(본지 조사 53.7%)

“바꿀 걸 바꿔야 하고, 유지할 건 유지해야 하고, 새로 충원할 건 충원해야 한다. 원칙은 좋은 사람 뽑는 것이다. 몇% 갈았다는 통계는 중요치 않다.”

―손 대표도 호남 쇄신을 언급한 바 있고,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도 “호남의 변하는 모습이 신당의 새로운 모습으로 비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쇄신은 어떻게 해야 하나.

“호남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당 공천만 받으면 호남은 무조건 찍어준다가 아니라, 호남 주민들도 우리가 제대로 사람을 뽑을 때 찍어준다는 식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정부조직 개편안 반대를 새 정부 발목잡기로 보는 여론이 있다.

“발목잡기라는 여론에 우리가 발목잡혀선 안 된다. 정부조직법을 몇 사람이 밀실에서 만들어 일주일 만에 통과시켜 달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업신여기고 국회와 야당을 가볍게 보는 오만한 자세다. 법이 통과 안 될 경우 현행 정부조직법에 따라 정부를 조직해야 하는 것은 (이명박 당선인의) 의무이다.”

인터뷰=조남규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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