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밋 레스트(Hermits Rest).
말 그대로 은둔자의 쉼터입니다.
그랜드 캐년을 찾은 관광객 대부분이 이 곳을
그랜드 캐년의 서쪽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곳에서 도로가 끝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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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랜드 캐년 지역에 접어든 콜로라도 강은
이 곳까지 152km를 달려왔을 뿐입니다.
허밋 레스트에서 292km를 더 흘러가야
캐년 지역을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 뒤 라스 베가스 근처의
미드 호수에 닿을 때까지 말이죠.
그랜드 캐년의 광대한 규모를 짐작케합니다.
참고로, 그랜드 캐년은
웨스트 림과 이스트 림, 노스 림으로 구분되는데,
웨스트 림과 이스트 림을 합쳐 사우스 림으로 통칭하기도 합니다.
사우스 림에서 바라다 보이는 협곡 건너 편이 노스 림입니다.
웨스트 림은 차량 통행이 금지돼 있습니다.
셔틀 버스가 유일한 교통 수단입니다.
바로 이 버스의 종점이 허밋 레스트입니다.
한 때는 이 곳에 정말 은둔자가 살았답니다.
루이스 부처라는 사람인데,
구리 광맥을 찾아서 캐년 속을 헤집고 다녔다나.
그는 구리 광산으로 별 재미를 못보고 떠났지만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후에는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허밋 레스트는 명소가 됐습니다.
지금의 허밋 레스트 건축물은
이스트 림의 데져트 뷰 워치타워('이스트 림'편 참고)를 설계한
제인 콜터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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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밋 트레일은 이 건축물 뒷 편에서 시작됩니다.
이스트 림이나 노스 림과는 다소 색다른 풍광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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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림의 호피 포인트와 모하브 포인트에선
매일 석양과 캐년이 어우러진,
장엄한 광경이 연출됩니다.
낙조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하면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모여들어
그 자체로 장관을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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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다면,
비구름 사이로 터져나오는 번개가
캐년 위로 내리꽂히는 영화같은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호피와 모하브는
콜로라도 강 근처에 살던 인디언 부족의 이름.
시시각각 변해가는 캐년의 석양 빛이
신산을 겪은 호피족과 모하브족의 삶을
차근차근 반추하는 듯 합니다.
여름철엔 오후 8시30분이나 돼야
석양이 무르익습니다.
웨스트 림 셔틀버스가 출발하는 그랜드 캐년 빌리지.
3일 이상 캐년에 머물 여행객에겐 안성맞춤의 숙소입니다.
윌리엄스에서 출발하는 그랜드캐년 열차의 종착역이기도 하고
인기있는 '브라이트 앤젤 트레일'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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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캐년 빌리지 안의 셔틀버스 타는 곳, 마침 캐년 열차가 지나갑니다>
브라이트 앤젤 트레일의 입구입니다.
완주하기까지는 대단한 각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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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초입새의 바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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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m 정도 내려가면
정상에서 실개천처럼 보이던 콜로라도 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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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태를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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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가 1300m 정도 낮아진 때문입니다.
여름 시즌엔 섭씨 35도 안팎까지 기온이 상승,
오전 9시 이전이나 오후 4시 이후에나
트레일에 가능합니다.
다시 올라오는 길은 죽을 맛이니
무리하게 계획을 세우면 위험합니다.
아예 노새타고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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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gle.com
숙소를 캐년 국립공원 바깥에 잡으면
공원에 진입하기 위해 남문이나 동문을 통해야 합니다.
저는 캐년 남동쪽의 플래그스태프에 숙소를 잡아두고 왔다갔다했는데
남문과 동문 모두 이용하기 편했습니다.
남문으로 가는 길은 울창한 숲길이고
동문으로 가는 길은 벌건 황무지 길입니다.
그 묘한 대조가 캐년 가는 재미를
한층 높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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