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또 오랜만이군요.
저의 그랜드 캐년 시리즈는
노스 림 스케치를 끝으로 그만 맺을까 합니다.
흡사 장대한 서사시 같은 그랜드 캐년입니다.
나머지는 독자 여러분의 몫으로 남기겠습니다.
North Rim-.
사우스 림 어느 곳에서든
날개만 있다면 훌쩍 건너갈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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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년 건너 저 멀리 연기나는 곳이 바로 노스 림>
날개가 없는 우리 인간들은
협곡 아래로 걸어내려가 콜로라도 강을 건넌 뒤
다시 기어올라가거나,
차를 타고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걸어가려면 밑에서 하룻밤 자고 가야하고
차로는 5시간 30분 정도 달려야 하는 거리.
사우스 림에서 64번 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달리다
89A 도로를 만나면 북쪽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왼편으로는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
89A 도로가 서쪽으로 구부러지자 마자
차로 그랜드 캐년의 협곡을 건널 수 있는
유일한 곳인 나바호 다리가 나타납니다.
470 피트 길이의 나바호 다리는
자연과 인간의 기술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걸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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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뜸한 나바호 다리에 서면, 경외감이 느껴집니다>
다시 서쪽으로 길을 재촉하다
67번 도로와 만나는 교차로에서 남쪽으로 향하면
건조한 풍광에 지쳐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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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의 눈 앞에
전나무와 가문비 나무들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카이밥 삼림지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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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 저 편과 이 편의 풍광은
대양이 갈라놓은 두 대륙 만큼이나 다릅니다.
사우스 림 지역 보다 더 쌀쌀하고
더 축축하고
더 울창하고
더 춥고
더 조용합니다.
다른 곳과 격리된 노스 림에서
어떤 동.식물들은 독특한 진화를 이뤘습니다.
다람쥐의 경우,
사우림에 사는 애버트 스퀴럴은
노스림의 친척인 카이밥 스퀴럴과
생김새가 딴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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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버트 스퀴럴>
노스림의 생태 환경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는
2440~2770m에 이르는 고도입니다.
그래서 협곡 건너편 사우스림은 물론
캐년이 속한 애리조나주의 평균 생태와도 다른,
오히려 북부 캐나다 지역과 비슷한 생태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노스림에서 바라본
그랜드 캐년의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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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맨 위 사진 속에서
협곡 건너 연기나는 곳 기억나시죠.
그 곳을 뒤로 돌아가서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이웃인 사우스 림과는 다른 언어로 대화하는 곳,
겨울이 오면 모든 길이 차단돼 인적이 끊어지는 곳,
그랜드 캐년을 단 하나의 이름으로 부를 수 없게 만드는 곳,
바로 그 곳이 노스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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