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9일

임기말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지지율이 55%를 기록했다.

6일(현지시간) CNN이 발표한 오바마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였다. 무당파과 백인 응답자의 지지율이 지난해 조사 때보다 각각 14% 포인트, 15% 포인트 높아졌다. 임기말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은 흔치 않다. 오바마가 집권 8년 동안 국민에게 보여준 통합과 경청의 리더십, 중산층 챙기기와 사회적 약자 보듬기, 스캔들 없는 청렴성, 가족 사랑 등이 만들어낸 성적표일 것이다.

 
오바마의 고공 지지율은 “힐러리 클린턴 집권은 ‘오바마 정부 3기’라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온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캠프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트럼프 캠프의 ‘오바마 3기’ 주장은 팩트에 근거한 것이다. 오바마는 재선 캠페인을 성공시킨 직후부터 클린턴을 후계자로 점찍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어쩌면 오바마는 클린턴이 2008년 민주당 경선 결과에 흔쾌히 승복했을 때부터, 아니면 집권 후 새 내각을 구성하면서 클린턴에게 국무장관직을 제안했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클린턴의 화끈한 경선 승복 결단은 2008년 대선 승리의 초석이 됐다.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는 경선 맞수를 새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임명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도리스 굿윈의 링컨 전기인 ‘팀 오브 라이벌’(Team of Rivals)을 숙독하며 집권 준비를 했다. 

그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팀 오브 라이벌’을 읽고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 시기에 소속 정당을 뛰어넘어 자신과 경쟁했거나 자신에게 반대했던 인사들을 내각에 포함시킨 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대통령으로서 역량있는 인재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자존심이나 과거의 원한 따위에 구애받아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링컨 사랑은 힐러리에게는 행운이었다.

세계를 경영하는 제국인 미국에서 국무장관은 부통령 이상의 자리다. 클린턴이 대권을 준비하기에 안성맞춤의 자리다. 경선 승복에 대한 보답 차원의 인사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클린턴은 8년을 인내하며 기다렸다. 그리고 2008년 승복 연설 그대로, 이번에는 더 쉽게 민주당 대선 후보 지위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민주당 경선에서 ‘샌더스 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적어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에는 힐러리 차례”라는 무언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2008년 경선 당시 흑인 대통령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랜 친구 힐러리에게 등을 돌렸던 흑인들이 이번에는 빚을 갚는 심정으로 클린턴을 밀었다. 

올해 민주당 경선에서 맞붙었던 클린턴과 샌더스 지지자들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 오바마야말로 샌더스 지지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었다. 오바마는 8년전 클린턴에게 진 빚을 갚으려 했다. 그런 오바마가 임기말 재선 대통령치고는 괜찮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클린턴에게는 행운이다. 

미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만들어냈던 오바마는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또 다른 페이지를 쓰고 있는 클린턴을 돕고 있다. 역사와 대화하길 좋아하는 오바마다운 프로젝트다. 

조남규 국제부장

최근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