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소액탈루 문제 안돼” 靑 이상한 해명

이재용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5일 “국민 여러분에게 대단히 송구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임대소득세 탈루 및 건강보험료 미납부 의혹과 관련해서다. 이 이사장은 본인 소유 상가에 대해 부동산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아 임대소득세를 탈루하고 임대사업자 미등록으로 건강 보험료 등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같은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 이사장은 “홀로 되신 장모님이 상가 임대료를 생활비로 써오셨다”며 “올 3월쯤 임대사업자 등록 신고가 되어 있지 않음을 알게 되어, 신고하시도록 말씀드렸으나, 신고 의무가 본인으로 되어 있어 당시 지방선거 준비로 시간이 지체됐다”고 해명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청와대는 “이 이사장의 임대소득세 탈루액은 검증 기준상 인사 불이익 대상이 아니고 건강보험료 미납부 문제는 미납액수가 극히 미미하여 문제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언론이 제기하는 의혹은 이미 인사 추천과정에서 정밀하게 검증됐으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투였다. 이 이사장의 탈루나 미납은 나름의 사정이 있었고 실제 그 액수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건강보험을 관장하는 공단의 이사장 후보였다는 점이다. 공단은 당장 담배세 인상이 무산되면 내년부터라도 건강보험료를 올려야 할 정도로 재정 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가입자의 체납과 기피가 재정 부실의 주범 중 하나라는 점은 누구보다, “공단의 재정 합리화를 이룰 수 있는 적임자”로 이 이사장을 발탁한 현 정부가 잘 알고 있을 터이다. 청와대의 ‘석명’(釋明)이 국민들에게 “액수가 미미하면 안 내도 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까 걱정스럽다.

조남규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