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찾았을 때가

2005년 8월이니, 벌써 7년 전 입니다.

그런데도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워낙 기묘한 곳이어서 그랬을까요.

 

느닷없이 지하에서 뜨거운 물줄기가 하늘로 솟구치는 곳이니

원주민이었던 인디언들이나 서부 개척에 나섰던 미국인들에게는

경외와 호기심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위 사진은 옐로스톤의 유명 간헐천 중 하나인

Giant Geyser가 분출하는 모습입니다.

물론 누구나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갔던 2005년엔 11번, 2006, 2007년엔 각각 47, 54번 분출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들어선 분출 횟수가 13 차례에 그쳤고

2009년엔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왜 이렇게 불규칙적인지는 미스테리입니다.

현재의 과학 수준으론 분출 시점도 예상할 수 없다는 군요.

터질 때마다 100m 가깝게 솟아올랐습니다.

저희 가족은

거인의 잠자는 모습을 지켜보다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인근의 Steamboat Geyser도 과거

힘찬 물줄기를 창공으로 뿜어올린 적이 있었지만,

 

 

 

 제가 갔을 땐 새근 새근 잠들어 있었습니다.

 

 

                                                                                                  <깨어나라 간헐천아!>

 

Excelsior Geyser는 1890년 이후 분출 활동이 멈췄다가

1985년 9월14일, 오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분출은 무려 47시간 동안 지속됐다고 합니다.

그리곤 지금껏 쉬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간헐천들이 잠들어있는 것은 아닙니다.

옐로스톤 공원 남서쪽에 위치한 Old faithful Geyser는

약 90분 만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분출하고 있습니다.

 

 

 

Old faithful Geyser는 그 활동성 덕분에

옐로스톤 간헐천 중 가장 먼저 지금의 이름을 얻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믿음이 가는 오랜 친구같죠?

이 친구 말고도 여기 저기서 "나도 있다"고 손짓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제각각 생긴대로 이름들이 있는데

아래 간헐천은 Castle Geyser.

정말 성(城)처럼 생겼죠?

 

 

 

 

볼거리가 많은 곳이지만

사실 옐로스톤은 매우 위험한 곳입니다.

옐로스톤 지역은 지표 근처까지 올라온 뜨거운 마그마(용암) 위에

얹혀있는 형국이기 때문입니다.

땅이 용암 위에서 출렁거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관광할 때도 지정된 길로만 다녀야지

만용을 부리다간 참사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땅이 쑥 꺼지면서 뜨거운 팥죽 속으로. ++;;

독가스를 품어내는 간헐천도 있습니다.

어지러운 증세가 느껴지면 즉시 탈출해야 합니다.

 

                               <안전한 길만 따라서 조심 조심>

 

 

    

 

옐로스톤의 또 다른 명물은 협곡.

화산, 침식 활동이 만들어낸 자연의 명작으로

옐로스톤 강과 협곡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협곡 트레일을 따라서 걷다보면

Upper Falls가 나타납니다.

 

 

Upper Falls까지는 트레일이 잘 닦여있어

폭포를 코 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계속 걷다보면

협곡의 전경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Artist Point에 도달하게됩니다.

그 곳에서 볼 수 있는 옐로스톤 협곡의 모습은

정말 장관입니다.

 

 

 

 

멀리 보이는 폭포가 Lower Falls.

분당 850만 리터 가량의 물을 쏟아낸다고 합니다.

 

 

옐로스톤 인증샷 명소라는 명성은

역시 허명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 컷.

 

 

최근 유타대 로버트 스미스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옐로스톤 지하에 있는 용암의 양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 보다

20% 가량 많은 것으로 드러나 화제가 됐습니다.

옐로스톤 지역은 약 200만 년 전과 130만 년 전, 64만2000년 전에

3차례 대폭발을 일으킨 전력이 있습니다.

사방 수 십 마일에 이르는 옐로스톤 공원의 중심 분지 지역은

마지막 대폭발의 결과물입니다.

아래는 약 50만 전에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진 암석.

마치 누군가 돌을 깍아서 차곡 차곡 쌓아올린 성벽 같지요.

 

 

 

옐로스톤은 1872년 3월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래

생태계의 보고가 됐습니다.

하지만 1988년 자연 발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공원 절반 가량이 소실됐습니다.

 

 

 

아래는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2005년의 모습,

 자연은 놀라운 복원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옐로스톤은 간헐천과 호수, 협곡 등이 어우러진

종합선물세트 같은 관광지입니다.

 

옐로스톤 호수는 둘레가 160km에 달합니다.

보기만 해도 서늘해지는 청록색 호수 주위 곁에서

간헐천이 수증기를 내뿜고 있는 풍광은 

기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겨울 온천의 느낌.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곳은

호수와 인접한 곳에서 펄펄 끓고 있는 '천연 냄비'.

그 곳에서 인디언들은

호수에서 잡은 고기를 삶아 먹었다고 합니다.

천연 냄비 가에 빙 둘러앉아서

갓 잡아 올린 송어를 즉석에서 요리하고 있는

인디언들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협곡을 둘러본 뒤

마지막으로 찾은 Mammoth Country 지역.

지구상에서 가장 큰 지열(地熱) 지대라고 합니다.

 

 

 

 

 

 

 오며 가며 만나는 동물들도 반갑습니다.

 

 

 

 

 

 

 

 

                                   Via Flckr:yellowstonenps

구름과 수증기가 범벅이 된 옐로스톤 상공에

돌연 먹구름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우박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콩알 만한 우박비에 얼굴이 얼얼해질 정도였습니다.

 

 

 

한여름에 우박이라니,

사방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관광객들 속에서

괴성과 환호성이 터져나왔습니다.

대피소를 찾기 위해 방향도 모른채 뛰는 저도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상쾌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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