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찰스 랑겔(민주·뉴욕·사진) 미 하원의원에게 한국전쟁은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18세의 나이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랑겔 의원은 6월 1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쟁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미 의회 내 대표적 지한파 의원인 그는 지난해 ‘참전용사 인정 법안’을 대표 발의해 한국전 휴전일에 미 전역의 관공서에서 조기가 게양되도록 했고, 올해에는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의 결의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6·25전쟁 60주년 기념으로 유엔 참전 16개국 순회에 나선 리틀엔젤스 단원들의 워싱턴DC 공연을 계기로 의원회관 사무실과 공연이 열린 케네디센터에서 그를 만나 한국전쟁 얘기를 나눴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복합적이다. 함께 참전했다가 전사하거나 실종된 전우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다른 한편으로 수만 명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국이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라로 발전한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

―한국전쟁은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사지에 놓였을 때 만약 살아 돌아간다면 그 은혜를 절대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고 신에게 기도했다. (1950년 9월 ‘군우리 전투’) 당시 나는 수만명의 중공군들에게 포위돼 ‘이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기적같이 생환했다. 그러고 나는 그 기도를 지켰다. 전장에서 돌아와 참전용사 혜택을 받아 대학(뉴욕대)과 로 스쿨(세인트존스대)을 마칠 수 있었다. 졸업 후 변호사와 연방검사보를 거쳐 뉴욕주 하원의원과 연방 하원의원(20선)이 됐다. 한국전쟁에서 살아오지 못했다면 그 어느 것도 이뤄질 수 없는 일들이다. 한국전쟁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한국전쟁 당시 랑겔은 미 보병 2사단 포병대대에서 근무했다. 그는 50년 9월 군우리 전투에서 포탄의 파편으로 상처 속에서도 3일 동안 적군의 포위망을 뚫고 40여명의 전우를 이끌고 무사 귀환했다. 미군은 그의 용기를 기리기 위해 퍼플 훈장과 청동 성장, 종군 기념 청동 성장, 대통령 표창장을 수여했다. 한국 정부도 대통령 표창장을 수여했다)

                                                         <한국전 참전 당시의 랑겔. 그의 의원 사무실 벽에 걸려있다>

―한국전쟁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나 사건이 있는가.

“18살의 나이에 같은 또래 전우들과 한국으로 갔다. 함께 갔지만 같이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이 많다. 그들을 생각하면 고통스럽다. 생환한 이들 중에도 많은 이들이 세상을 떴다. 이런 나에게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찾아온 리틀엔젤스는 하나님이 보낸 특별한 선물이다. 감사의 뜻을 전하러 직접 찾아온 리틀엔젤스를 미국의 수도에서 환영하게 돼 자랑스럽다. 참전용사들을 명예롭게 한 리틀엔젤스에게 감사를 표하며 한미 양국에 신의 은총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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