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중인 洪淳瑛(홍순영) 외통부장관의 「북한 인공위성」 언급이 태평양을 건너 전해진 11일 국내는 혼란에 싸였다.지난달 31일 북한이 뭔지 모를 물체를 발사한 이후 「미사일」과 「인공위성」 사이를 오락가락하던 정부에 실망할 대로 실망한 끝이다. 또 미국 정부가 지난 8일 침묵을 깨고 『북한의 위성발사 여부를 확인할 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며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어떤 물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공식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방미 직전까지도 『한­미­일 3국이 확인중이어서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던 洪장관이었기에 의구심은 증폭됐다. 洪장관이 그 사이 미국으로부터 「확실한」 정보를 얻은 것인지,이미 미국에서 통보받은 인공위성 정보를 「흘린」 것인지 배경을 지금으로선 알길이 없다.

문제는 洪장관의 언급으로 북한 미사일 문제에 관한 한­미­일 3국 입장이 제각각이 돼버렸다는 점이다. 일본은 지금도 「미사일 시험발사」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 아닌가.

미국 정보에 의존하는 한국 외교수장이 미국 땅에서 미국 공식입장과 다른 견해를 편 것도 우습다.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던 3국 공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다.

미 국무부 제임스 루빈 대변인은 10일 아침(현지시간) 洪장관 발언에 대해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미 정부는 지난 8일 발표한 공식입장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 『북한 인공위성 문제에 관한 한 한­미­일 3국은 최종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도대체 洪장관은 무슨 근거로 「인공위성」 가능성은 언급했는지,그리고 왜 미국땅에서 그랬는지 말해야 할 필요가 있다.  조남규 정치부 기자  1998년 9월12일

최근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