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마지막 국회인 5월 임시국회에서 재정경제위원회는 16일까지 단 한 차례도 소집되지 않았다.

이번 임시회의 회기는 24일까지다. 재경위는 회기 내 일정을 잡아놓지 않고 있어 계류 법안들은 오는 29일 17대 국회 만료일에 자동폐기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18대 총선에서 공약으로 제시한 장애인차량 LPG특소세 면제나 법인세율 인하 등은 재경위에서 조세특례제한법이나 법인세법 개정안을 마련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5월 임시국회 개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법인세 인하 법안을 5월 국회에서 시급히 처리해야 할 대표적 민생법안으로 꼽았다.

통합민주당도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과 휘발유 및 경유 값 인하를 유도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을 5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야 할 대표적 민생법안으로 선정, 발표했다. 두 법안 역시 재경위 계류 안건이다.

그런데도 재경위 문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회 재경위원장인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은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전에 뛰어들었고, 한나라당 재경위 간사였던 엄호성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했다. 후임 간사는 선정되지 않았다는 게 한나라당 행정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간사인 문석호 의원은 낙선 후 지역구에 머물고 있다.

정 위원장 측은 이 대통령의 바람과는 달리,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특별한 안건이 없어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민생법안 처리 지연을 상대당 탓으로 돌리는 데만 급급해하고 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정치는 이제 그만 끝내야 한다.



조남규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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