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정대철(64·사진) 상임고문은 17일 “민주당이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니고, 특정세력과 특정지역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부권 인물을 통한 전국정당 건설이야말로 수권정당이 되기 위한 첫 디딤돌”이라고 말했다.

정 고문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무현 정권이나 열린우리당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정대철이 적임자”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서울 출신인 정 고문은 1977년 선친인 정일형 박사가 명동구국사건으로 공민권이 박탈되면서 실시된 9대 국회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입문한 뒤 31년 동안 민주당에 몸담았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대선 후보 경선을 치렀고 2002년 새천년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선 근소한 차이로 2등을 했다.

―이번 도전이 마지막인가.

“내 정치인생의 마지막 소명이다.”

―왜 대표가 되려 하나.

“정통민주개혁세력의 장자로서 기울어가는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절실함과 ‘박힌 돌’로서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것이다. 내가 이 당의 맏형 아니냐. 맏형으로서의 책임감이다.”

―왜 정대철이어야 하나.

“정대철만이 여러 세력이 모인 민주당을 화학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고, 실패한 열린우리당의 그림자를 지울 수 있다. 중부권 출신인 나야말로 전국 정당을 만들 수 있는 적임자다. 야당 시절 투쟁 경험이 많은 나야말로 선명 야당을 이끌 수 있다.”

―원외라서 한계가 있지 않나.

“우리 당의 훌륭한 인재들이 이번 총선에서 대거 떨어져 원외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에게 힘을 주는 측면에서도 원외 당 대표라는 것이 어찌 보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원내에는 원혜영 원내대표가 있는 만큼 원외 당 대표가 원 대표와 역할을 분담하면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정세균 대세론’ 어떻게 평가하나.

“현역 의원이 많이 몰려 있어서 대세론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당권 경쟁자인 추미애 의원과 단일화할 거란 얘기가 나돈다. 실체가 있는 얘기인가.

“충분히 실체가 있는 얘기다. 현재는 느슨한 차원의 연대이지만 앞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차기 대표는 최소한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돼야 할 것이다. 나나 추 의원은 그런 면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연대 가능성이 있다.”

―국회 등원 문제로 당이 시끄럽다.

“벌써 들어갔어야 했다. 국회에 들어가면 우리 판 아니냐. 지금은 야당에게 환경이 좋기 때문에 원 구성 협상 등 여러 가지로 유리하다. 손학규 대표가 좌고우면하면 안 된다. 촛불시위에서도 의원들은 의붓자식이더라. 국회의원이 뭐라고 거기 앉아 있나.”

―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든 박희태 전 의원과 개인적 친분이 깊다던데.

“노무현 정부 초반, 내가 민주당 대표 시절에 박희태가 한나라당 대표였다. 박희태는 나보다 대학(서울대 법대)은 5년 선배지만 정치는 내가 5년 선배다. 둘이 소주도 많이 마셨다. 우리 둘이 대표가 되면 대화가 될 것이다.”

조남규 기자,  사진=지차수 기자

 

통합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추미애(50·사진) 의원은 16일 “조직이 당을 위해 희생해야지 당이 조직에 휘둘리면 미래가 없다”며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특정 조직의 정당이 아닌 ‘국민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국민의 정당’으로 변화시킬 인물로 당의 얼굴, 당의 간판을 바꿔 달라는 것이 민심”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17일 ‘야당다운 야당, 국민이 원하는 대표’를 기치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대구 출신의 추 의원은 1995년 법관직을 접고 김대중 전 대통령 밑에서 정치생활을 시작했으며 지난 4월 총선 한나라당 바람이 거셌던 서울 지역(광진을)에서 생환, 3선이 됐다.



―‘조직보다 당이 우선’이라는 말은 이른바 ‘정세균 대세론’과 관련된 것인가.

“개개인을 꼬집어 이야기할 순 없다. 당의 통합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의 당내 역학관계를 꼬집어서 얘기 안 하고 있다.”

―추 의원이 생각하는 전당대회 의미는 무엇인가.

“당은 선거에서 지면 존재감이 없는 것이고 선거에서 패배하면 무력해지는 것이다. 선거에서 이겨야만 정강정책을 집행할 수 있지 않나.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당이 회생할 수 있지 않겠나. 당 대표는 당의 상징이다. 지금까지 ‘43 대 0’(열린우리당 시절 재보궐 선거 성적)으로 표심을 얻지 못했다면 이젠 그렇게 할 수 있는 인물로 당 얼굴을 바꿔 달라는 것이 민심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인물이 추 의원인가.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는 것 아닌가. 일반인이나 민주당 지지자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모두 1등을 했다. 당 얼굴로 추미애가 적합하다는 걸 평가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번 총선에서도 ‘강북의 강남’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구에서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이런 힘을 당으로 전이시켜 이렇게 당도 키워 내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당 대표 경선은 일반인이나 지지자가 아닌 소수의 대의원 투표로 치러진다.

“나는 대의원들을 믿는다. 정치의식이 높고 당원들의 총의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한나라당 내에 박근혜 전 대표 등 야당역할을 하는 소수파가 있다는 점 잘 알고 있고, 그렇다면 야당의 존재감은 어디 있는지, 박근혜 전 대표와 맞장 뜰 사람은 누구인지, 어떤 인물을 키워야 하는지 등을 생각하는 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선택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아무리 위에서 줄세우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정치적 자존심을 회복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할 것이다.”

―(당권주자인) 정대철 고문과의 단일화 얘기가 나온다.

“최근 두어 번 개인적으로 만났다. 만나서 민주당의 기득권 재생산 구조를 막아야 하고 이를 위해 힘을 합치자는 데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단일화 하면 추 의원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정치는 개인이든, 정당이든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다. 민심이 바라는 게 있다.”

―소고기 파동 해법과 국회 등원 문제를 놓고 당 내 견해가 충돌한다.

“촛불 민심은 정확히 재협상 관철이다. 재협상 관철은 소고기 안전문제를 관철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소고기 재협상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이를 국회에서 풀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가축법 개정에 동의해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조남규 기자,
사진=지차수 기자

 

 

통합민주당 당권 도전을 선언한 정세균(58·사진) 의원은 15일 “당 내의 책임 있는 다수가 나를 지지한다”면서 “‘정세균 대세론’은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쟁력을 갖춘, 작지만 강한 야당을 만들기 위해 ‘변화와 도약, 뉴민주당’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들고 당 대표 경선에 나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아직 민주당을 대안세력으로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당 운영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4선의 정 의원은 전북 장수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쌍용그룹에 입사해 18년 동안 근무한 뒤 1996년 정치권에 입문해 고향 지역구에서 내리 4선을 기록했다.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정세균 대세론’을 평가해 달라.

“열린우리당 시절 어느 원내대표, 어느 당 의장이 잘했는지 당 인사들에게 물어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 그래서 의원들이 나를 지지한다. 성과와 업적을 보고 지지하는 것이다.”

―왜 당 대표가 되려 하나.

“민주당을 제대로 된 정당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지율이 떨어져도 민주당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지지도는 하루아침에 올라가지 않는다. 한나라당 이탈 지지세가 중간에 머물다가 이쪽(민주당)에 지지할 계기가 있어야 돌아선다.”

―민주당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덩치는 작지만 단단한 당이 돼야 하고, 한나라당과 제대로 경쟁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열린우리당 시절에 그걸 못해서 정권을 내줬다.”

―정 의원도 열린우리당 시절 원내대표와 당 의장을 맡지 않았나.

“나는 우리 당과 민주당을 통합하기 위해 의장을 맡았고 통합 작업을 성사시켰다. 한나라당을 궁지로 내몬 사립학교법과 행정복합도시법은 원내대표 시절 이뤄낸 것이다. 이제 통합이 된 만큼 좀 더 확고한 리더십을 세우고 대응하면 한나라당을 이탈해 중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민주당 지지로 돌아설 것이다.”

―한나라당을 평가해 달라.

“한나라당 성적표는 빵점, F학점이다. 10년 야당 하더니 완전 바보가 됐다. 주위 사람들에게 “우리는 5년 만에 야당 졸업해야지 10년 야당하면 바보가 된다”고 말하고 다닌다. 우리가 환골탈태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면 2010년 지방선거에서 양당 구도를 만들고 차기 대선, 19대 총선 모두 승리할 수 있다.”

―18대 국회가 소고기 파동 속에서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소고기 사태는 대의민주정치의 위기를 의미한다. 정당이, 국회가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국민이 직접민주주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이 많이 당선된 것도 정당정치의 후퇴를 의미한다. 정당정치의 복원을 위해 지구당을 부활해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민주당 당 대표로 추미애 의원을 더 선호했다.

“인지도의 차이다. 나는 그간 한 번도 경선에 나선 적이 없다. 원내대표와 당의장도 추대됐다. 인지도 면에서 추 의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국민들은 알아야 지지한다. 지지도가 낮다는 점에서 나는 ‘뉴 브랜드’(신상품)다. 새로운 당 간판으로 내가 적합하다고 본다.”

―추미애 의원과 정대철 고문이 단일화할 것이란 관측이 있다.

“독자적으로 대표될 자신이 없으면 단일화해야 할 것이다. 단일화된다 해도 두 사람의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 시너지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본다.”

조남규 기자
사진=이범석 기자

한나라당 정책국엔 재정경제 전문위원이 18대 총선 이후 공석이다.

맡고 있던 전문위원이 총선에 출마하면서 후임이 최근에야 임명됐기 때문이다. 후임은 30일자로 발령이 났다는 이유로 현직에 머물고 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5월 국회에서 국회 재정경제위는 단 하루도 문을 열지 않아 여당 전문위원 자리가 공석인 게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는 29일 자동폐기되는 재경위 계류 법안들 중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이 들어 있다. 휘발유와 경유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기름값을 떨어뜨리는 게 법안의 골자다.

통합민주당 문석호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을 정부는 반대하고 있다. 최근의 기름값 상승 사태는 국제유가 상승에 기인한 만큼 세금을 인하해 기름값을 낮추는 방안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선지 이 법안은 지난 1월 여야가 17대 회기 내 처리하자고 합의해놓고도 정작 5월 국회가 열리자 손도 대지 않았다.

그 사이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화물차 영업자 등 생계형 경유 사용 업자들은 수지를 맞추지 못해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는 지경이다.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은 27일 부랴부랴 대책회의를 갖고 유가상승에 따른 서민경제 대책마련 특위를 구성키로 결정했다. 전형적인 ‘뒷북 때리기’가 아닐 수 없다. 법 개정이 필요한 대책이라면 18대 국회가 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여야의 18대 원구성 협상은 소고기 파동에 휘말려 언제 타결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왜 ‘민생국회’로 이름 붙인 5월 국회에서 기름값 인하 법안의 대안을 논의하지 않았는가. 통합민주당은 왜 수수방관했는가. 여야 원내대표들의 책임있는 답변을 기대한다.

조남규 정치부 기자

17대 마지막 국회인 5월 임시국회에서 재정경제위원회는 16일까지 단 한 차례도 소집되지 않았다.

이번 임시회의 회기는 24일까지다. 재경위는 회기 내 일정을 잡아놓지 않고 있어 계류 법안들은 오는 29일 17대 국회 만료일에 자동폐기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18대 총선에서 공약으로 제시한 장애인차량 LPG특소세 면제나 법인세율 인하 등은 재경위에서 조세특례제한법이나 법인세법 개정안을 마련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5월 임시국회 개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법인세 인하 법안을 5월 국회에서 시급히 처리해야 할 대표적 민생법안으로 꼽았다.

통합민주당도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과 휘발유 및 경유 값 인하를 유도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을 5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야 할 대표적 민생법안으로 선정, 발표했다. 두 법안 역시 재경위 계류 안건이다.

그런데도 재경위 문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회 재경위원장인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은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전에 뛰어들었고, 한나라당 재경위 간사였던 엄호성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했다. 후임 간사는 선정되지 않았다는 게 한나라당 행정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간사인 문석호 의원은 낙선 후 지역구에 머물고 있다.

정 위원장 측은 이 대통령의 바람과는 달리,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특별한 안건이 없어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민생법안 처리 지연을 상대당 탓으로 돌리는 데만 급급해하고 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정치는 이제 그만 끝내야 한다.



조남규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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